스톱모션 제작일기

2019.01.14~01.26

자기소개 스톱모션 제작일기 

  자기소개를 영상으로 할 일이 생겼다. '4차 산업 혁명', '영상 매체의 시대' 따위의 선전문구가 비로소 와닿았다. 

혼자 찍고 편집해야하는 상황이라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스톱모션 형태로 영상을 만들기로 했다. 앱스토어에서 stop motion 이라는 앱을 다운받았다. 
* CATEATER, LLC . Stop Motion Studio 
https://itunes.apple.com/kr/app/%EB%AA%A8%EC%85%98-%EC%8A%A4%ED%86%B1-stop-motion-studio/id441651297?mt=8
해당 앱은 사진촬영부터 컷 별 배열, 재생 배속과 간단한 복사-붙여넣기 수준의 편집툴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초벌을 혼자 진행하기 어렵지 않았다. 

구상단계 : 

영상 분량이 1분으로 한정되어있어, 담을 정보값을 추려내야 했다. 압축적인 활자 보다 영상에 담을 수 있는 정보는 양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정말 경쟁력 있는 나의 정보'를 추려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 

담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되어 있는 대신, 공감각적인 영상의 매체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스토리텔링의 방식을 구상했다. 고민사연과 해결이라는 단순 구성을 했는데, 그 안에 담을 나에 대한 정보를 기승전결로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였다. 

단순하게 정보를 나열하기 위해서라면, 영상은 활자의 좋은 대체제가 아니다. 훨씬 높은 집중도, 몰입력, 그리고 시청각적인 각인을 위해 색채들을 선별했고 스톱모션의 박자에 맞춘 비트 음악을 골랐다.

제작단계 : 




스토리보드 : 
스톱모션의 특성상, 같은 장면이라도 세밀한 차이가 있게끔 연출해 아기자기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몇컷을 연달아 찍을 것인지 미리 계산해서 컷 수를 나눠봤다. 


삼각대, 스탠드와 책받침대 : 
책상 뒷편 천장에 조명이 있어 작품에 그림자가 걸리기 쉬웠다. 
스탠드로 조명을 대신했고, 손떨림과 컷의 엇나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각대를 활용했다. 
높이를 맞추고자 온갖 책을 다 꺼내오기도. 


편집단계 : 

나레이션 녹음까지 마쳤는데, 도저히 음성 언어의 속도가 영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최대한 발음이 뭉개지지 않는 선에서 빠르게 재생속도를 조절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5시간동안 붙잡고 있던 나레이션을 포기, 자막을 선택했다. 

음성 언어 대신 시각 언어를 선택하면서 이미지의 배열, 활자의 활용, 씬별 전환을 어떻게 십분 활용할 것인가 고민했다. 활자의 다양한 배치만으로도 낼 수 있는 느낌이 가지각색이었다. 


마무리 : 

얼마전 트위터twitter에서 작은 논란이 있었다. 영상과 활자에 담기는 (효율성으로 이어지는) 정보값의 차이와 (재생시간과 독해시간과 연결되는 정보 습득의) 속도감에 대한 비교가 일어났다. 이는 (유튜브로 대표되는) 영상 플랫폼이 검색 엔진으로서 유용한가? 와 같은 질문으로 이어져 한참 말을 낳았다. 

아직까지 한국의 경우 영상의 특성에 집중, 이를 활용한 유튜버를 보지 못해 체감하는 바가 다른 것 같다. 유명 밴드 OK GO의 경우 뮤직비디오에서 컴퓨터 안팎화면의 경계를 흐리는 연출, 음악과 영상의 상호교류, 롱테이크의 촬영방식 등을 통해 영상 시대에 음악이 어떻게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하는지 보여준 바 있다. https://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OK+GO

내가 만든 영상의 경우, 결국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컷별로 넘어가는 시간을 상이하게 수정해야 했다. 이는 스톱모션 특유의 박자감을 헤치는 결과로 이어져서 매우 아쉬웠다. 최대한 강한 비트의 음악을 사용하고, 자막의 등장 타이밍을 수정하는 것으로 이를 상쇄하고자 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보는 경험 속에서 느낀 바가 많았다. 특히나 영상 제작에 있어서는 그 감이 핵심이기에 다작이 능력을 기르는 데 중요하겠다는 생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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